제13구간 삽당령∼석병산∼생계령∼백복령(18.5㎞)

석병산 정상보다 능선서 올려보는 전망 일품

정상 아래 바위구멍 '일월문' 사이 경치 볼 만

13일 자정 창원에서 출발한 'S&T중공업 백두대간 종주팀(팀장 박재석 대표이사)'은 새벽길을 꼬박 달려 오전 5시 10분에 구간 산행 시작점인 삽당령 고갯마루에 도착했다. 지난 2월 28일 제8구간 산행 종점인 삽당령을 석 달 보름 만에 다시 찾았다. 새삼스럽게 눈길에 미끄러져 고생한 기억이 떠올랐다.

간단한 국민체조로 몸을 푼 종주팀은 힘찬 '위 캔 두 잇!(We can do it)' 구호로 새벽 공기를 갈랐다. 삽당령은 강원도 정선군 임계면과 강릉시를 잇는 고갯마루로 해발 고도가 680m에 이른다. 이번 산행은 삽당령을 출발해 두리봉(1033m)∼석병산(1055.3m)∼생계령(640m)∼백복령(810m)에 이르는 총 연장 18.5㎞로 짧은 거리는 아니다. 지난 2월에 마친 닭목령∼삽당령 구간과 함께 한 구간으로 종주를 하는 경우도 있다.

삽당령 표지석 옆으로 난 등산로를 따라 올라야 한다. 삽당령을 출발한 지 10여 분만에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 헬기장이 나온다. 아직 이른 새벽이라 그런지 공기가 차가웠다. 하지만, 이런 느낌도 잠시 계속되는 산행에 어느새 이마에 땀방울이 맺히고 입에선 단내가 난다. 외투를 입었던 대원의 옷이 하나둘씩 벗겨져 배낭으로 들어갔다. 구간 첫 번째 봉우리인 두리봉까지 오르는 길은 비교적 걷기 쉬운 평지로 발걸음이 가볍다.

산행 시작 2시간 남짓한 7시 20분께 나무 의자 쉼터가 마련된 두리봉에 올랐다. 4.6㎞를 걸어온 셈치곤 몸이 가뿐하다. 물 한 모금으로 목을 축이고 남서쪽 급경사 길을 따라 구간 최고봉인 석병산으로 방향을 잡았다. 두리봉에서 석병산까지는 1.6㎞로 1시간 정도면 충분하다. 석병산은 정상에서 바라보는 조망도 일품이지만 능선에서 석병산을 올려다보는 것이 오히려 더 좋다. 석병산 정상은 두 개의 바위봉우리로 이루어져 있으며 북쪽은 깎아지른 절벽이다. 산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석병산(石屛山)은 바위 병풍처럼 생겼다. 정상 아래는 자연의 신비가 고스란히 담긴 일월문이 눈을 즐겁게 한다. 커다란 바위에 구멍이 뚫려 그 사이로 바라보는 경치가 경이롭다. 하지만, 일월문 아래는 천 길 낭떠러지로 조심해야 한다.

한참 동안 조망을 즐기다 다시 길을 잡았다. 급경사 내리막길을 내려서면 다시 가파른 오르막이 이어지고 헬기장이 나온다. 유독 이번 구간은 헬기장이 많은 편이다. 석회 동굴 갈림길을 지나 고뱅이재에 이르면 900m봉과 931m봉이 보인다. 석병산에서 구간 중 가장 낮은 생계령(640m)까지 6.9㎞는 지루한 느낌이 들 정도로 완만한 구간이다. 931m봉에서 급경사 내리막을 내려섰다 오르면 고사목과 멋진 소나무가 어우러진 능선을 따라 829m봉에 올라서게 된다. 이어 완만한 내리막길이 이어지면 서대굴의 안내 표지판이 나온다.

생계령에서 백복령까지 5.4㎞는 카르스트 지형과 철탑을 자주 만난다. 마지막 헬기장을 지나면 45번과 44번 철탑이 나온다. 여기서부터 백두대간 마루금이 사라진다. 지도에는 분명히 자병산(872.5m)이 표기돼 있지만 산은 온데간데없고 하얀 속살을 드러내고 있다. 한 시멘트 회사에서 석회암을 채취하려고 산 정상을 허문 것이다. 43번 철탑을 거쳐 42번 철탑까지는 마지막 오르막길이 한참 동안 계속된다. 드디어 이번 구간의 종착점인 백복령에 도착했다. 마지막 도착 대원을 기준으로 전체 산행시간은 대략 9시간 정도 걸렸다. 휴식시간과 아침, 점심시간을 빼면 7시간 남짓 걸린 셈이다. 이번 산행도 무사히 마쳤다. 모두 '즐산(즐거운 산행) 안산(안전한 산행)'을 자축하며 축배를 들었다.